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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일은 중국 현대사에서 역사적인 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잉주 대만 총통과 싱가포르에서 만난다. 1949년 국민당과 공산당의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대만으로 철수한 뒤 중국과 대만의 최고 지도자가 66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베트남 공식 방문을 거쳐 싱가포르 방문을 하는 일정이다. 마잉주 총통은 7일 오전 타이베이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싱가포르로 간다. 두 사람은 샹그리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회담을 갖는다. 공동선언문 발표나 공동기자회견은 없다. 협정 서명도 없다. 대만 총통부 천이신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이 양안평화를 공고히 하고 대만해협 현상을 유지하며 어떤 협정에 서명하는 일도 없으며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칭은 주석이나 총통 대신, 선생이라고 하기로 합의했다. 장즈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판공실 주임은 이번 회담은 양안관계 평화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누고 양안 각 분야 협력교류를 강화하고 양안 민중복지를 증진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대만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마잉주 총통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이 베이징에서 만나는 것은 곤란하다고 거부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중국이 제3국에서 만나자고 해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협상 창구는 중국의 장즈쥔 대만판공실 주임, 대만은 샤리옌 대륙위윈회 주임이 맡았다. 대만은 양안 정상회담을 할 경우 적절한 장소, 적절한 조건, 적절한 신분이라는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양안 정상회담이 두개의 중국이라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겼다. 마잉주 총통의 신분도 문제였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국가가 아니니 총통이라는 신분을 인정해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마잉주 총통이 국민당 주석에서 물러나는 바람에 중국이 부를만한 마땅한 신분마저 사라졌다.

 

그러다가 중국인 특유의 구동존이 외교가 효과를 나타냈다. 3국인 싱가포르가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시진핑 주석은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하는 자리여서 자연스럽게 마잉주 총통과 만나는 모양새를 갖췄다. 마잉주 총통은 당일 오전 6시에 타이베이를 출발해 만찬을 끝내고 그날 밤에 귀국하는 일정으로 짰다. 호칭도 선생으로 통일해서 호칭과 장소 문제가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양안 정상회담을 통해 두 지도자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 정상회담이 실현된 것은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마잉주 총통으로서는 임기가 내년 5월이면 끝나는 만큼 서둘러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바람이 있는데다 2016116일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에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국민당은 당초 대선 후보였던 훙슈주 전 입법원 부원장을 내리고 주리룬 당 주석을 긴급 투입했다. 막판 역전승을 노리고 있으나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을 따라잡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시진핑 주석으로서도 대만 총통 선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터여서 가능하면 친 중국 성향의 국민당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다. 더욱이 중국은 미국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남중국해와 이해관계가 걸린 대만의 지지를 얻어내고 양안관계 강화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

 

미국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 엘리자베스 트뤼도 대변인은 양안관계 개선을 환영한다면서 중국과 대만이 건설적인 대화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양안관계 개선이 긴장 완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회담 이후 실질적인 결과가 무엇인지 반드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양안정상회담의 상징성을 따지면 과거 국공내전을 앞두고 1945년 공산당의 지도자인 마오쩌둥이 국민당 장제스와 만난 것이나 1972년 마오쩌둥이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만났을 때와 버금갈 정도의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러나 대만 국민은 마잉주 총통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 일종의 타협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가 1992년 양안협상이 열렸던 곳이고, 여기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한 이른바 92공식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공감대를 이뤘다는 뜻으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안에 하나의 중국이 있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각자의 표현 방식으로 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만 국민들의 지지도가 낮은 마잉주 총통과 국민당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정상회담이 가져올 후폭풍도 걱정할 만하다. 자칫 마잉주 총통이 대만의 독립을 해치는 발언을 할 경우 대만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만의 야당, 시민단체는 대선을 두달 앞두고 시진핑과 만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국민당의 저조한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대만 사회민주당은 성명에서 마잉주 총통은 2011년 재선에 출마했을 당시 앞으로 4년내 대륙 지도자와는 절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임 직전 여론조사 지지도가 아주 낮은 지금, 시진핑 주석과 만나는 것은 민주적인 정당성을 결핍한 것일 뿐 아니라 국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잉주 총통은 즉각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만남은 일단 역사적인 의미나 상징적인 의미에서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만한 충분한 사건이다.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양안 정상회담이 어떤 식으로 양안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Posted by 홍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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