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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로 한약 전문가인 투유유(屠呦呦) 중국 중의과학원 종신 연구원이 중국인으로는 처음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1930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나 베이징대학 약대를 졸업했다. 그는 특히 <5무 과학자>로 유명하다. 최고 권위인 중국 과학원 원사도 아니고, 해외유학을 가지도 않았고, 박사도 아니다. 영어를 제대로 못하고, 과학논문색인(SCI)급 유명한 국제 학술지에 논문 한편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노벨상을 받았나. 그는 세계가 고민하던 말라리아 치료약을 개발했던 것이다. 그것도 44년 전에 말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1967년부터 3년 동안 베트남에 주둔한 미군 8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전투력을 잃었다. 미국은 엄청난 돈을 투입해 20만 종이 넘는 화학물질을 뒤졌지만 효과적인 말라리아 치료제를 찾는 데 실패했다. 당시 미군과 맞서 싸우던 베트남도 말라리아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베트남은 중국에 말라리아 치료제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마오쩌둥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는 당시 문화혁명 기간이었지만 연구 역량을 총동원해 신약을 찾도록 지시했다.

 

 

 

 

1967523, 국가과학위원회와 인민해방군 총후근부가 말라리아 예방치료 연구 협력회의를 소집했다. 이 날짜를 따서 붙인 <5. 23 프로젝트>가 말라리아 신약 개발 사업이었다. 중국 전역의 60여개 연구소와 대학교에서 5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협동연구에 착수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는 처음부터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아니었다. 1969년 한약재 방면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중의과학원이 연구팀에 들어가면서 그도 참가했다. 당시 나이 39, 신참 연구원인 조리연구원 자격으로 뛰어들었다. 워낙 열정적인데다 한약재와 화학에 대한 조예가 깊어 연구팀장을 맡았다. 그는 중국 전통 의학 서적과 한의사들을 통해 개똥쑥이라는 풀이 말라리아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190번째 실험까지 실패했다.

 

 

 

 

그는 중국 전통 의학서적을 다시 뒤적였다. 거기서 1600년 전 동진 시대 갈홍(葛洪)이 쓴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 <개통쑥 한 줌을 2되의 물에다 우려 두었다가 즙을 짜서 마신다>는 구절을 보고 그는 개똥쑥을 물에 끓였던 기존 연구 방식에 결함이 있음을 알아챘다. 고온이 개똥쑥의 유효성분을 파괴했던 것이다. 그는 비등점이 낮은 용제로 실험을 다시 했다. 비등점이 35도에 불과한 에테르를 이용해 개똥쑥의 유효성분을 추출했다. 이 성분이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음을 찾아낸 것이다. 바로 191번째 실험 끝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 때가 1971104일이었다.

 

 

 

 

원숭이를 상대로 한 동물실험, 약리연구를 거쳐 약품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19773월 그가 몸담고 있던 중의연구원은 <개똥쑥 구조 연구협력팀>이라는 이름으로 논문을 중국 과학 잡지에 실었다.

 

 

 

말라리아는 지금도 세계적으로 해마다 2억명 가까이 걸리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개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으로 치료를 하면 사망자를 20% 이상 줄인다. 아프리카에서만 해마다 10만명 정도가 이 약품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업적은 묻혔지만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 1962년 생으로 현재 베이징대학 생명과학과 교수인 라오이(饒毅) 전 생명과학원장이 그를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한다. 라오이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신경연구소 부소장 출신으로 네이처를 비롯한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에 논문을 자주 기고한 중견 과학자였다.

 

 

그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은 집단이 이룩한 연구 성과를 개인이 가질 수 있느냐는 중국 과학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중국 과학계는 중국 전통 의학과 현대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세계가 찾지 못한 말라리아 특효약을 찾아냈고 이것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크게 고무된 상태이다. 연구자들이 고생 끝에 얻은 연구 결과물로 명성과 함께 물질적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Posted by 홍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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